2013년 7월 7일 일요일

아시아나 사고 사진특종은 삼성 부사장이 했다


시민언론시대… 새벽에 아시아나 여객기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경착륙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을 때도 사고현장에서 탑승객이 날린 트윗이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그 탑승객이 데이비드 은 삼성전자 부사장이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데이비드가 트위터에 올린 사진이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사실상 사진 특종을 했습니다.

데이비드는 한국시간 7일 아침 4시13분에 사진특종 트윗을 날렸습니다. 내용은 “방금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충돌하며 착륙했다, 꼬리가 잘려나갔다, 대부분 사람은 괜찮은 것 같다, 나는 괜찮다, 믿기지 않는다.” 데이비드는 패쓰(Path) 앱으로 승객들이 여객기에서 빠져나오는 모습을 찍어 트윗에 첨부해 날렸습니다. 이 사진이 특종이 됐습니다.
데이비드가 날린 이 트윗을 5시간이 지난 현재 3만명 이상이 리트윗 했습니다. 사고 소식을 맨먼저 알린 건 아닙니다. 베이에리어 ABC7 뉴스(@abc7newsBayArea) 첫 트윗(긴급. 소방수들이 불난 여객기로 달려간다)과 두번째 트윗(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화염에 쌓인 비행기는 아시아나 소유 보잉 777이다)보다 20분쯤 늦습니다.
ABC7은 이후 현장에서 찍은 사진/동영상 보내달라는 트윗, 여객기가 타이베이에서 날아온 게 아니고 서울에서 왔다는 트윗을 날렸고, 4시39분 생방송 화면을 알리는 트윗을 날립니다. 방송 화면은 공항이 보이는 바다 건너편에서 찍었고, 현장 사진을 담은 자사 기자 트윗을 퍼뜨린 건 4시21분. 역시 바다 건너편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언론으로는 ABC7이 가장 빨랐던 것 같습니다. 공항 기자가 소방수들이 뛰쳐나가는 장면을 목격하고 트윗을 날리기 시작했죠. 브레킹뉴스는 ABC7 뉴스 트윗을 그대로 전했고, NBC는 여객기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충돌했다는 기사를 4시27분에야 트윗으로 날렸습니다. AP는 4시7분 아시아나가 충돌했다는 첫 트윗을 날렸습니다.

언론사들이 언제 사고 여객기 근접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기자들이 현장으로 달려가는 동안 데이비드의 트윗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플립보드 커버스토리에도 데이비드 은이 찍은 사진이 자리잡았습니다. 사고가 터지면 가장 궁금한 건 현장 모습입니다. 그런 점에서 데이비드의 트윗은 가치가 있습니다.
2006년 트위터가 나오고 2007년 아이폰이 나오면서 ‘시민언론(citizen journalism)’ 시대가 활짝 열렸다고 말합니다. 누구든지 현장에서 재빨리 사진을 찍어 트윗을 날리면 특종 기자가 될 수 있습니다. 2009년 1월 뉴욕 허드슨강에 여객기가 비상착륙했을 때도 목격자가 특종 했습니다. 데이비드는 목격자가 아니라 당사자로서 특종을 했죠.

데이비드는 한국계 미국인. 구글 다니다가 재작년엔가 삼성전자에 채용됐고, 삼성이 샌프란시스코에 개설한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OIC)의 장을 맡고 있죠. 트위터에는 ‘컨슈머 인터넷, 디지털 미디어 가이'라고 써놨습니다. 앞으로도 시민 특종은 계속 쏟아져 나오겠죠. 시민언론시대... 미디어의 역할은 많이 달라져야 할 것 같습니다. [광파리]

<추가, 7/8> 데이비드 은 부사장은 사고 이튿날 페쓰에 짤막한 글을 올렸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네트워크로 연결됐는지) 새삼 깨달았다. 사상자들을 애도한다. 엄마와 함께 있었던 두 소년이 생각난다. 정신적 충격을 많이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 이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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