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30일 수요일

맥북프로 레티나 제품 업데이트...어떤 걸 사야 하나?

애플이 간밤에 맥북프로 레티나 제품을 업데이트 했습니다. 가을쯤 새 프로세서와 요세미티 OS를 탑재한 신제품을 내놓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요세미티 런칭하기 전에 업데이트 제품을 내놨습니다. 아울러 일부 모델 가격을 낮췄습니다. 맥북을 처음 사려는 분들은 어떤 모델을 사야 할지 궁금할 텐데, 일단 간밤에 나온 애플 보도자료를 요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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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맥북프로 레티나 제품군을 업데이트했다. 엔트리 레벨 제품에는 더 빨라진 프로세서와 2배 메모리를 제공하고, 최고급 15인치 제품은 가격을 낮췄다. 맥북프로 레티나 제품은 고화질 디스플레이, 두게 1.8cm의 얇은 디자인, 최신 프로세서와 강력한 그래픽 성능, 최대 9시간의 배터리 수명 등 휴대성과 성능을 겸비했다.

애플은 또 맥을 처음 사용하는 윈도 노트북 사용자들 사이에서 인기 높은, 레티나 디스플레이 탑재하지 않은 13인치 맥북프로 가격을 137만원으로 12만원 낮췄다.

13인치 맥북프로 레티나 제품은 듀얼코어 인텔 코어 i5 프로세서와 종전 4GB에서 2배로 확장된 8GB 메모리를 기본으로 탑재했다. (이 제품을 살 때 돈을 더 내면) 보다 빠른 3.0GHz 듀얼코어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를 장착할 수 있다.

애플은 최고급 15인치 맥북프로 레티나 제품 가격을 299만원으로 낮췄다. 이 제품은 2.5GHz 쿼드코어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 2배로 확장된 16GB 메모리를 기본으로 탑재했다. (옵션으로) 2.8GHz 쿼드코어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를 장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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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신제품을 구매하면 ‘아이라이프(iLife)’ 3종과 ‘아이워크(iWork)’ 3종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한다. 아이라이프의 ‘아이무비’를 이용해 동영상을 편집하고, ‘아이포토’를 이용해 사진을 편집하고, ‘거라지밴드’를 이용해 작곡 하거나 피아노 기타 등의 연주법을 배울 수 있다. 아이워크의 ‘페이지’, ‘넘버스’, ‘키노트’ 3종을 이용해 문서, 스프레드시트, 프리젠테이션 등을 작성, 편집, 공유할 수 있는데 기능이 쉬워졌다. ‘아이워크 클라우드 베타’로 아이패드에서 작성한 문서를 사용자의 맥에서 편집하고 친구들과 협업할 수 있다.

맥 사용자는 올 가을 디자인이 개선되고 기능이 강력해진 OS X 요세미티를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현재는 맥 제품에 OS X 매버릭스가 깔려 있다.) 요세미티는 맥과 iOS 기기(아이폰/패드/터치) 간의 연동 기능을 탑재했다. 새로운 앱도 추가돼 있다.

맥북프로 레티나 제품과 맥북프로는  애플 온라인스토어(http://www.apple.com)와 공인 판매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13인치 맥북프로 레티나 제품 가격은 사양에 따라 3가지로 나뉜다. 159만원부터 시작하는 모델, 184만원부터 시작하는 모델, 219만원부터 시작하는 모델 등이다. 15인치 맥북프로 레티나 제품 가격 역시 사양에 따라 2가지로 나뉜다. 239만원부터 시작하는 모델과 299만원부터 시작하는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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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입니다. 보도자료에서 복잡한 부분을 간추리고 어려운 부분은 표현을 쉽게 바꿨습니다. 괄호 안의 내용은 제가 이해하기 쉽게 추가한 것입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마이너 업데이트입니다. 사양을 조금 올리고 가격을 약간 낮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올 가을에 나오는 요세미티 OS입니다. 맥과 아이폰/패드 간 연동 기능이 강화되고, 클라우드 기능, 사진 기능이 강화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죠. 지금 맥을 사도 가을에 요세미티로 업데이트 하면 되니까 이 문제는 전혀 걱정 안해도 됩니다.

요즘 주위 사람들한테 자주 듣는 질문. 맥북에어를 사야 하냐, 맥북프로를 사야 하냐? 11인치를 사야 하냐, 13인치를 사야 하냐? 각자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뭐라고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제 생각을 간단히 메모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저는 맥북에어를 쓰다가 재작년 초겨울 맥북프로 레티나 13인치 모델이 나오자마자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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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크기. 여성용 작은 가방에도 들어갈 정도로 휴대성이 좋아야 한다면 11인치가 낫겠지만 웬만하면 13인치를 사는 게 낫습니다. 대부분 앉은 자리에서 사용하게 되는데 11인치는 화면이 작거든요. 15인치는 데스크톱 대용으로 쓰고 싶은 분, 개발 또는 그래픽 작업을 하는 분이라면 모를까 일반인은 13인치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에어냐, 프로냐? 영업사원과 같이 이동이 많은 분이라면 조금이라도 가벼운 맥북에어를 쓰는 게 낫겠죠. 요즘엔 에어도 성능이 빵빵하니까 아주 무거운 프로그램을 돌리지 않는다면 에어가 좋습니다. 이동성보다는 성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에어보다는 프로를 택하는 게 좋습니다. 프로는 역시 프로입니다. 무거운 프로그램 돌려도 비명을 질러대는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3, 4년 전만 해도 “맥북프로”라고 하면 거의 “탱크"였는데 요즘엔 무게나 이동성에서 맥북에어에 그다지 뒤지지 않습니다.

맥북에어를 사고 싶은 분들은 레티나 모델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습니다. 디스플레이가 레티나냐 아니냐에 따라 화질 차이가 많이 납니다. 맥북에어 레티나 모델이 나온다 나온다 하면서 늦어졌는데 10월 발매설도 있습니다. 베스트바이가 맥북에어를 100달러 할인판매하기 시작했다느니, 인텔 브로드웰 프로세서를 탑재해서 내놓으려고 시기를 늦춰졌다느니, 금년말/내년초로 늦춰질 거라느니... 여러 가지 얘기가 있습니다. 레티나 모델이 나온다면 가격은 기존 모델과 비슷하겠죠. 기존 모델 가격은 뚝 떨어질 테고요.

마지막으로 사양을 높여서 사야 하느냐? 이것 역시 상황에 따라 다른데 일반인이라면 기본 사양도 괜찮습니다. 다만, 한 번 사면 3, 4년은 써야 할 테니까 스토리지나 프로세서를 업그레이드 해서 사는 게 나은지, 그냥 사도 괜찮은지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2년 전 기본이 128GB인 스토리지를 256GB로 늘려서 샀습니다. 필름 상태로 보관하던 사진을 디지털로 변환해 아이포토로 다듬어 저장하다 보니 2배로 늘렸는데도 거의 찼습니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많이 저장하지 않는다면 굳이 늘리지 않아도 됩니다. [광파리]

(참고) 핀란드 시장분석 전문가 호레이스 데듀의 분석 자료입니다. PC(맥 포함)시장 침체국면에서도 맥만 고성장세를 지속했습니다. 아래 첨부한 두 그래프 중 왼쪽 그래프를 보면 주황색이 맥 성장률입니다. 오른쪽 그래프를 보면 PC(맥 포함)시장 영업이익에서 맥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져 지금은 2/3를 맥이 차지합니다. (한국은 맥 성장률이 세계시장 평균보다 높다고 합니다. 맥 쓰는 분들이 빠르게 늘어난다는 얘기겠죠.)



2014년 7월 15일 화요일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이지별의 '월드컵 글씨 디자인'

한국계 디자이너 이지별씨의 월드컵 디자인이 화제입니다. 이씨는 월드컵 기간에 출전국이나 선수 이름을 활용한 글씨 디자인을 20점 만들어 자신의 사이트에 올리고 공유했습니다. 이씨는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나 열 살 때 브라질로 가서 성장했고 지금은 미국에서 삽니다. 구글 디자인 디렉터를 거쳐 현재 페이스북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지요.

이씨의 월드컵 디자인 중 눈에 띄는 것 몇 가지만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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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체. 아르헨티나를 울린 최고의 행운아. 결승전 연장 후반에 클로제 대신 운동장에 들어가 결승골을 넣음으로써 전 세계에 이름을 떨쳤죠. 괴체 이름에 들어간 “ö”를 활용해 입이 찢어지게 웃는 모습을 형상화했습니다. 바탕화면은 독일 선수복 상의 색상인 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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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마르. 브라질 공격수. 콜롬비아 수비수의 ‘니킥'을 맞고 운동장에 쓰러져 준결승전과 결승전에 결장. 브라질은 네이마르 없이 독일에 맞서 7대1로 무참하게 깨지는 굴욕을 당했죠. 이지별씨는 네이마르가 니킥을 맞고 운동장에 쓰러진 모습을 형상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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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 아르헨티나 공격수. “축구의 신"으로 불리는 그도 독일병정의 조직력을 뛰어넘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습니다. 디자인의 마지막 글자(i)는 고개를 떨군 메시의 모습입니다. 독일 총리는 우승 후 ‘Don’t cry for me Argentina’란 문자를 날렸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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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스와레스. 우루과이 공격수. 가끔 상대 선수를 깨무는 괴벽이 있어 “핵이빨"로 불리는 선수.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이탈리아 선수의 어깨를 깨물어 일찌감치 짐을 쌌습니다. 이지별씨는 수아레즈의 이름에 빨간 색 피방울을 그려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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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못지않게, 오히려 그 이상으로 망신을 당한 팀이 스페인팀이죠. 세계 최강으로 여겨졌고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스페인이 조별리그에서 네델란드한테 5대0, 칠레한테 2대0으로 져 16강에도 올라가지 못했습니다. 그 고통(PAIN)을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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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K.O.REA. 처음엔 무슨 의미인지 의아할 겁니다. 이지별씨는 모국인 한국이 1무2패의 참담한 성적으로 일찌감치 짐을 싼 걸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코리아"는 “K.O...”. 홍명보호는 1승도 거두지 못하고 K.O. 당했습니다. 아프지만 정확한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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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별씨 사진입니다.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입니다. 이씨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구글+ 등에서는 영어로 글을 올립니다. 영어명은 ‘Ji Lee’. 열 살 때 한국을 떠났으니 한국어가 어색하겠죠. 오늘 페이스북에서 이씨의 월드컵 디자인을 소개했더니 ‘즐겨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한글로 댓글을 썼더군요. 앞으로도 좋은 작품 많이 내길 바랍니다. [광파리]

(한경+ 사이트에 올린 글을 백업 차원에서 블로그에 옮겨 싣습니다.)

2014년 7월 3일 목요일

월드컵 16강전 승리팀, 구글이 모두 맞혔다

아침에 구글 I/O 세션 동영상을 보다가 재미 있어서 간단히 메모합니다.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세션에서 구글 엔지니어들이 클라우드 플랫폼을 이용해 월드컵 16강 경기 결과를 예상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8경기 모두 승리 팀을 적중했습니다. 2010년 점쟁이문어는 잊어라, 2014년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이다. 자사 블로그에 이렇게 썼습니다.

아시다시피 구글은 지난달 25일과 2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전 세계 개발자 6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 2014’를 개최했습니다. 첫날 기조연설 후 이틀 동안 수십 개 세션에서 구글 개발자들이 자기네가 개발한 기술을 공개하고 설명했습니다. 그때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세션에서 구글 개발자들이 이 플랫폼을 활용해 월드컵 16강 경기 결과를 예측했는데 모두 적중했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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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블로그에는 이렇게 씌여 있습니다. 못믿겠다면 구글 개발자 대변인 펠레페 호파의 트윗(@felipehoffa), 빅쿼리 엔지니어 조단 타이가니의 구글+(+JordanTigani), 세션 동영상을 봐라. 25분쯤에 예상하는 부분이 나온다. 셋 다 확인했는데, 맞습니다.

구글은 여러 프로축구 리그의 여러 시즌을 커버하는 옵타 데이터와 월드컵 출전 선수들의 리그 기록을 활용했고, 선수들이 최근 경기에서 어떻게 뛰었는지 분석해 앞으로 어떻게 뛸 지 예측했다고 합니다. 빅쿼리 엔지니어가 개발한 파워랭킹시스템이란 것도 사용했고, 클라우드 플랫폼이 기계학습과 예측에 활용될 수 있다는 걸 입증해 기쁘다고 썼습니다.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팀은 8강전 예상도 내놓았습니다.

브라질 vs. 콜롬비아 → 브라질 (71%).
프랑스 vs. 독일 → 프랑스 (69%).
네델란드 vs. 코스타리카 → 네델란드 (68%).
아르헨티나 vs. 벨기에 → 아르헨티나 (81%).

그러니까 남미의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유럽의 프랑스, 네델란드가 4강에 올라간다는 얘기입니다. 독일이 프랑스한테 질 것이란 예상은 축구 문외한인 제가 봐도 의외입니다. 16강전 데이터를 넣지 않은 예측이라 신뢰도가 떨어집니다만 재미 삼아 보시길 바랍니다 .

출근 준비 하느라 바쁜 시간에 굳이 이렇게 메모한 것은 빅데이터 분석이 정교해지면 얼마나 무서운 세상이 올까, 놀랍기 때문입니다. 이번 구글 I/O 첫날인 6월25일 구글 창업자/CEO인 래리 페이지는 “의료 데이터를 분석할 수만 있다면 내년에 미국에서 10만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혹시 ‘뻥쟁이'인가 싶기도 했지만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의 16강전 예상 결과를 보니 놀랍기도 하고 무섭기도 합니다.



덧붙이자면 구글 I/O 세션 동영상을 보면 구글 엔지니어들을 4강전, 결승전까지 예상했습니다. 4강전에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이겨 결승에 올라가는데, 결승전에서는 브라질이 이길 확률이 55%. 그런데 차이가 너무 작아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광파리]


(추가1) 구글 I/O 세션 동영상입니다. 25분께부터 3분 가량만 보시면 됩니다.



(추가2) 브라질 공격과 수비의 핵인 네이마르와 실바가 준결승전에 참여할 수 없게 됐습니다. 장기로 치면 車包를 떼고 하는 셈인데 어떻게 될지... 네이마르와 실바 없이 독일을 이길 수 있을지... 컴퓨터의 한계는 '뜻밖의 사태'를 예상하지 못한다는 점이겠죠.

(추가3, 7/12) 구글은 결승전과 3, 4위전을 앞두고 예상을 다시 내놓았습니다. 독일이 이길 확률이 55%로 약간 높게 나온다고 합니다. 3,4위전에서는 브라질이 네델란드를 이길 거라고 하네요. 브라질이 독일한테 무참하게 깨졌던 경기를 생각하면 네델란드를 이기기 어려울 것 같은데... 아무튼 구글 클라우드 팀은 16강전 8경기, 8강전 4경기, 4강전 2경기 모두 14경기 중 13경기를 맞혔다고 합니다. 경기 직전 예상 결과가 그렇다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독일-프랑스 전에서 프랑스가 이길 것으로 예상했던 게 빗나간 듯 합니다.

2014년 7월 1일 화요일

고프로 창업자, 여행길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대박

세상 일이라는 게 맘대로 되지 않는 때가 많습니다. 일이 풀리지 않으면 만사 팽개치고 배낭 하나 메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죠.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 얘기하다 보면 참신한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희망을 갖고서 말입니다. 바로 이렇게 해서 대박을 터뜨린 선수가 있습니다. 고프로(GoPro) 창업자인 닉 우드만(Nick Woodman)입니다. 1975년생, 한국나이 마흔살, 만 39세.

고프로는 산악자전거, 스노우보드, 스카이서핑, 수상스키 등 각종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면서 짜릿한 순간을 담을 때 사용하는 액션 카메라를 만드는 미국 스타트업이죠. 지난달 26일 주당 24달러에 기업공개(IPO)를 했는데 3거래일인 30일 4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창업자 닉 우드만의 지분 평가액은 23억 달러에 달합니다. 2조3천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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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남은 미국 UC샌디에이고에서 영상미술(Visual Arts)을 공부했습니다. 졸업 후 '펀버그'라는 마케팅회사를 세웠는데 잘 안됐죠. 그래서 26세 때인 2002년 세계여행을 떠났습니다. 호주와 인도네시아에서는 35mm 카메라를 고무줄로 손바닥에 고정시켜 자신의 서핑 모습을 찍었다고 합니다. 바로 이때 떠오른 생각...스포츠 경기를 즐기면서 역동적인 모습을 쉽게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를 만들자. 고프로는 이렇게 출발했습니다.

우드남은 창업하기 위해 어머니한테 3만5천 달러를 빌렸습니다. 투자은행 창업자인 아버지는 친구 친척 돈까지 끌어모아 20만 달러를 댔습니다. 아들을 잘 둔 건지, 투자를 잘한 건지… 이 20만 달러가 2억8천만 달러가 됐습니다. 투자수익률은 140,000%.

원래는 카메라를 몸에 고정시키는 벨트를 개발하려고 했는데 팔목에 장착하는 35mm 카메라를 개발했습니다. 이게 지금은 와이파이 지원하고, 원격제어 가능하고, 방수되고, 마이크로SD카드에 저장할 수 있고, 일반 액션 스포츠에 두로 적용할 수 있고, 가격이 200~400달러로 큰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로 진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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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프로를 “스타트업”이라고 하지만 창업연도는 2002년으로 열두살쯤 됐습니다. 창업 2년 후인 2004년 일본 기업에 스포츠쇼용으로 100대를 납품한 것으로 시작으로 매년 매출이 2배로 커졌다고 합니다. 2012년에는 카메라 230만대를 팔았고, 그해 12월 애플 아이폰을 만드는 대만 폭스콘이 2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8.88%를 가져갔습니다.

창업자 닉 우드만과 부인 질 스컬리는 기업공개 때 360만주를 팔았습니다. 8600만 달러. 세금 떼기 전 약 870억원. 아직도 고프로 지분이 48%나 되는데, 현재 시가로는 23억 달러, 2조3천억원쯤 됩니다. (링크). 포브스는 세계 부자 목록에 우드만 이름을 785위에 올렸습니다. (링크). 창업해서 성공하기만 하면 수천억, 수조원대 돈방석에 앉는 게 요즘 실리콘밸리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 인재들이 몰리는 거겠죠. [광파리]

아찔한 고프로 동영상 몇 개 첨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