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9일 금요일

마리사 메이어의 야후 구하기 1년...주가는 2배로 뛰었는데...


야후 주가가 8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달했습니다. 간밤에 나스닥에서 주당 29.66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2005년말 이후 최고. 30달러 돌파, 31달러 돌파를 바라보게 됐습니다. 차익매물이 쏟아져 떨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야후한테 31달러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야후 그래프를 보면서 느낀 점을 간단히 메모합니다. 아래 그래프입니다.
구글 출신 마리사 메이어가 야후 CEO로 일한 1년 사이에 주가가 “45도 각도”로 치솟았습니다. 거의 2배가 됐습니다. 캐롤 바츠 시절과 CEO 대행체제 시절 꿈쩍 않던 주가가 미친 듯이 올랐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마리사 메이어가 단행한 구조조정과 새로운 시도가 일단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잘했느냐 못했느냐 판단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오토데스크 CEO 출신인 캐롤 바츠도 여장부였고 야후 개혁을 단행했습니다. 검색엔진 개발을 포기하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한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전화 한 통화’로 잘렸다는 사실도 두고두고 거론될 겁니다. 야후 이사회는 바츠를 자른 뒤 CFO한테 CEO를 대행하게 하고 후임을 물색했고 지난해 CEO 경험이 없는 메이어를 택했습니다.
메이어는 스탠포드에서 학사/석사를 마친 컴퓨터 엔지니어. 1975년 핀란드계 교사 아버지와 엔지니어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구글에 첫 여성 엔지니어로 입사했고, 구글에서 일한 13년 동안 대변인도 했고 구글 검색, 구글 뉴스, 구글 지도, 구글 툴바, G메일 등 다양한 분야를 거쳤습니다. 야후 이사회는 이런 경험에 기대를 걸었습니다.
메이어는 CEO 취임 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야후코리아도 단칼에 날려 버렸죠.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의도겠지만 이 바람에 많은 야후맨들이 눈물을 삼켜야 했습니다. 메이어는 야후에 구글 색깔을 칠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경영 수치로 성과가 나온 건 아닙니다. 그러나 메이어에 대한 기대로 야후 주가는 지나칠 만큼 올랐습니다.



주가 31달러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 2008년 2월 마이크로소프트가 야후를 인수하겠다며 제시했던 가격입니다. 주당 31달러, 총 446억 달러. 현재 환율로 환산하면 50조원. 이런 엄청난 제안을 야후는 거절했습니다. 창업자/CEO 제리 양이 고집을 피웠습니다. 이 바람에 야후 주가는 곤두박질했고 제리 양은 책임을 지고 CEO에서 물러났습니다.
야후로서는 좋은 기회를 놓쳤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윈도와 오피스를 파는 ‘조그맣고 부드러운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벗어날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로선 인터넷 서비스 분야에 생짜배기로 돈을 퍼붓을 바엔 한때 인터넷 세상을 호령했던 야후를 인수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겠죠. 이게 안돼 지금까지 생돈을 퍼붓고 있습니다.
최근 5년 야후 주가그래프를 보니 왕년의 ‘인터넷 황제’가 걸어온 길이 한 눈에 보입니다. 그러나 구글과 페이스북이 주도권을 잡은 지금 어떻게 차별화해 부활할지... 쉽지는 않겠죠. 야후의 강점을 살린다면 길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마리사 메이어에 대한 기대가 너무 큰 것 같습니다. 38세 워킹맘, 초짜 CEO. 메이어가 대단하다는 건 인정합니다. [광파리]




(추가) 마이크로소프트가 야후 인수에 실패한 뒤 생돈을 날리고 있다고 썼는데 지금까지 온라인 사업에서 날린 돈이 180억 달러라고 합니다. 20조원. 매 분기 적자를 내고 있고 흑자로 돌아설 조짐도 보이지 않습니다. 온라인 사업 엉망이지, 모바일 OS 안되지, 하드웨어는 폰도 실패, 태블릿도 실패... 야후 인수 실패는 두고두고 아까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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