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3일 화요일

"애플이 구글을 죽이려 한다" SAI


세계 테크놀로지(IT)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 이 두 회사는 2007년 아이폰 나오기 전만 해도 공통의 적인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항하기 위해 연합군으로 활동하더니 지금은 완전히 등을 돌렸습니다. 특히 구글과 삼성이 만든 레퍼런스폰 ‘갤럭시 넥서스'에 대해 애플이 최근 법원의 판매금지 결정을 받아냄으로써 이제는 강을 건너 돌이킬 수 없는 형국입니다.

지난달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애플과 구글의 개발자 컨퍼런스에서는 무기를 하나씩 공개했습니다. 애플은 iOS6에서는 아이폰/아이패드에 탑재해온 구글 지도 대신 자기네가 만든 지도를 탑재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구글은 아이폰/아이패드에서 애플 사파리 대신 사용할 수 있는 크롬 브라우저를 내놓았죠. “니네꺼 안써!” “크롬 맛 좀 봐라!” 이런 식입니다.

실리콘앨리인사이더(SAI) 아시죠?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테크놀로지 섹션. 이 섹션 데스크인 제이 야로우는 애플 개발자 컨퍼런스 첫날인 6월11일 재밌는 글을 썼습니다. 애플이 진짜로 구글을 죽이려고 한다, 안드로이드를 말하는 게 아니다, 구글 전체를 죽이려 한다... 이런 내용의 글입니다. 오늘 아침에는 애플이 시리(Siri)에서도 구글과 갈라서려 한다고 썼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에릭 슈미트한테 마지막으로 경고하는 장면. 기즈모도 특종 사진.

에릭 슈미트가 애플 이사회에서 쫓겨난 뒤 나온 카툰. 원저자 미상. 출처 링크.


6월11일자. 스티브 잡스는 전기작가 월터 아이작슨한테 이렇게 말했다. 안드로이드는 훔친 제품이다, 구글과 “핵전쟁이라도 치르고 싶다". 책 출간 후 아이작슨한테 물었더니 특허싸움을 벌일 거라고 했다. 오늘은 명확하게 말할 수 있다. 애플은 ‘핵전쟁’을 시작했다. 애플은 정말로 구글을 죽이려고 한다. 안드로이드 얘기가 아니다. 구글 전체를 날려버리려고 한다.

애플은 새 지도 앱으로 지역검색 비즈니스에 뛰어든다. 애플은 구글의 경쟁사인 옐프(Yelp)와 팀을 이뤄 애플의 새 지도 앱에 지역정보를 채웠다. 이런 종류의 지역검색은 구글한테는 매우 중요하다. 애플이 아이폰에 있는 사파리로 지역검색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구글은 모바일 광고 기회를 잠식당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구글 검색의 가치를 떨어뜨리게 된다.

애플의 검색엔진은 ‘시리'이다. 애플은 시리에 스포츠 결과나 통계를 찾는 기능을 추가했다. 구글한테 크게 나쁜 건 아니다. 그러나 시리를 이용해 주변 식당을 찾고 예약까지 한다면 다르다. 구글이 하려고 하는 커머셜 비즈니스다. 시리가 지금은 시시할지 몰라도 길게 보면 위협이 될 것이다.

애플 ‘패스북'은 구글 월렛보다 나을 수 있다. 애플과 구글은 모바일 결제를 놓고 싸우고 있다. 애플은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4억개 아이튠즈 계정을 확보하고 있어 결제 분야는 잠재력이 있다. ‘패스북’이 그렇다. 스타벅스는 이미 충성고객들을 관리하기 위해 패스북 앱을 사용한다. 패스북 탑재 폰을 가지고 있는 고객이 스타벅스 매장을 지날 때 광고를 날리는 식이다.


이런 얘기입니다. 이밖에 두 가지 근거를 더 댔는데 한 달 전 얘기니까 이 정도로 끝내고 오늘 얘기를 하겠습니다. 애플이 음성개인비서 시리에서 점차 구글 의존도를 낮출 것이란 얘기입니다. 어제 말씀드렸던 투자은행 파이퍼 제프레이의 수석 애널리스트 진 먼스터의 보고서에 있는 내용이죠. 먼스터는 애플 시리를 구글 검색과 비교하면 아직 미흡하다고 썼습니다.



실리콘앨리 인사이더의 제이 야로우는 먼스터의 보고서 내용을 ‘오늘의 챠트'(위 그래프)로 만들어 올리면서 간단한 설명을 붙여놨습니다. 애플 시리를 사용하면 일단은 구글 검색 사용을 늘려주는 결과를 가져온다. 먼스터가 시리한테 800가지 질문을 했더니 답변의 60%를 구글 검색에서 가져왔다. 나머지는 옐프, 울프람알파, 야후 등에서 검색한 결과였다.

먼스터는 애플이 iOS6를 내놓을 땐 시리의 구글 의존도가 48%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애플은 구글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현재 구글에 의존하는 이유는 아직은 미흡하기 때문이다. 구글 검색을 B+로 치면 아직은 D 수준이라고 했다... 애플이 “slowly but surely” 구글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두 강자의 '모바일 목장 결투'가 재밌습니다. [광파리]


댓글 5개:

  1. 구글의 저력은 무궁무진이네여.광팔님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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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왠만하면 공존해도 될 것을...꼭 이렇게 물고 뜯어야만 하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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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현재의 애플 행보를 보면 구글뿐만 아니라 삼성이나 모톨로라, HTC 에 줄소송으로 압박하는 이유로 결국에는 다른 기업들이 언제든지 연합해서 자기 뒤통수를 칠수 있다는 교훈을 이전부터 얻었다는데에서 기인합니다.(일례로 예전에 MS와 인텔의 연합). IT업계는 오직 1인자만이 살아남는다는 과거의 공식(?)과 같은 결론을 얻었기에, 예전에 제휴나 협력을 했었던 다른 기업조차도 진영을 따지지 않고 다른 기업들이 예전처럼 애플에 대항하는 세력이 되는것을 미연에 방지함으로써 현재의 안드로이드 진영을 와해시키고 종속시키려는 의도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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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오늘도 구글에 대한 글을 보면서 구글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가진분들의 글속에서 다시금 도전을 받게 됩니다.
    구글과 애플 서로가 공생할 수 없을까 생각합니다. 구글만 잘되고 애플만 잘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하는데 그런 생각은 쉽지 않은가봅니다. 구글을 좋아하지만 구글이 독점화되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고 봅니다. 구글이 더 잘 되기 위해 애플이 잘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바로 이런 것들을 고민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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